오늘은 아이슬란드 링로드 투어의 다섯번째 날이었어요. 호텔에서 맛있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남부의 회픈(Höfn)에서 출발해 첫번째 기착지인 듀피보구르(Djúpivogur)로 향했어요.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바다와 산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듀피보구르에 도착해서 첫 번째로 찍은 사진이에요. 비가 굉장히 많이 왔지만 작은 항구 마을의 고요함이 여행의 고단함을 씻어주는 것 같았어요. 급한 화장실부터 해결하고 커피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을에 있는 랑가부드(Langabúð) 카페에 들어갔어요. 오래된 빨간 목조 건물이 주는 따뜻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아메리카노 한 잔과 진한 초콜릿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케이크의 달콤함과 쌉싸름한 커피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어요. 창가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음 목적지인 세이디스피외르뒤르로 가는 길을 검색해봤어요.

듀피보구르에서 세이디스피외르뒤르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험난했어요. 비포장도로가 계속 이어졌고 차가 덜컹거리면서 나아갔어요. 돌이 많은 길에서 차가 흔들릴 때마다 조마조마했어요.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어요.
산길로 접어들자 갑자기 짙은 안개가 도로 위를 가득 채우고 있었어요. 영상에서 보는 것보다 더 심하게 앞이 보이지 않았아요. 커브길도 많아서 정말 무서웠고요. 속도를 최대한 줄이고 전조등을 켰지만 너무 불안하더라고요.
거의 두 시간 정도 초긴장 상태로 운전한 끝에 세이디스피외르뒤르 마을 입구에 도착했어요. 입구에는 작지만 아름다운 폭포가 있었어요. 웅장한 자연과 폭포의 시원한 물소리 덕분에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어요.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서 사진을 더 못 찍은 게 아쉬워요.
세이디스피외르뒤르 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아름다운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어요. 푸른 물빛과 주변의 산들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마침 비도 그쳐서 호숫가를 걸으면서 잠시 여유를 가졌어요. 조용한 호숫가의 고요함이 오늘의 험난한 여정에서 느낀 충격과 공포를 보상해주는 것 같았어요.
세이디스피외르뒤르는 레인보우 워크라는 작은 길로 유명해요. 아래 사진에 담긴 알록달록한 색깔의 길을 걷다 보니 기분이 한층 좋아졌어요. 아이슬란드 동부의 작은 마을에 이렇게 독특한 거리가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오후 두시가 넘어서 바로 앞 작은 식당에 들어갔어요. 저는 아이슬란드 특산물인 대구 요리를 주문했어요. 신선한 대구에 허브와 레몬, 파를 곁들인 요리가 나왔는데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어요. 창가에 앉아 마을 아름다운 항구 풍경을 바라보며 먹은 점심은 정말 특별했어요.

식사 후 차를 충전하고 오늘의 숙소인 스투드라길 호텔로 향했어요. 근데 세이디스피외르뒤르에서 나오는 길은 또 다른 형태의 험난한 길이었어요. 내리막 경사길과 급커브길이 합쳐져서 너무 위험하게 느껴졌거든요. 브레이크를 조심스럽게 밟으며 내려가야 했어요. 아침에 경험한 안개 낀 도로만큼이나 무서웠지만 천천히 조심스럽게 운전하면서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어요.
이렇게 회픈에서 시작해 듀피보구르, 세이디스피외르뒤르를 거쳐 스투드라길까지 오는 하루 여정을 돌아봤어요. 너무 험난한 날씨와 도로 사정 때문에 힘들었지만 아이슬란드의 다양한 풍경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내일은 드디어 아이슬란드의 북부 지역으로 향하는데 또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네요.
* 이 글에 업로드한 운전 영상은 공포에 질린 비명소리가 가득해서 무음처리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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