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헤이마산두르 비행기 잔해에 가는 방법은 두 가지에요. 30~40분 정도 되는 길을 걸어가기. 아니면 5~10분 정도 버스 타고 가기. 전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셔틀버스를 예약했어요. 도저히 걸어갈 엄두가 안나더라고요. 홈페이지에서 2명에 53달러 정도니까 7만 3천원 정도 들었어요. 예약할 때 탑승 시간을 정해야 하는데 저는 오전 11시 반으로 잡았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여유있게 아침 먹고 가기 딱 좋은 시간이었어요.

도착했을 때 첫 느낌은 여긴 뭐지? 였어요. 진짜 황량해요. 사방이 검은 모래와 자갈 뿐인 곳에 주차장이 덩그러니 있어요. 마치 외계 행성에 착륙한 느낌이랄까요. 우리는 11시 반 셔틀인데 일찍 도착해서 11시 전에 도착했어요.

주차장에 버스 한 대가 서 있었는데 이게 우리가 탈 버스인가 싶었어요. 관광지 셔틀버스라기엔 좀 의심스러운 외관이기 때문이에요. 그냥 낡은 시골 마을버스 같았어요.

다행히 버스 앞에 시간표가 있어서 확인했어요. 맞는 버스 같아요. 시간표는 그냥 A4 종이에 프린트해서 테이프로 붙여놓은 수준이었어요. 운전사에게 11시 반 예약인데 지금 타도 되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갑자기 중국어로 말을 걸었어요.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감사합니다 라고 한국어로 대답하더라고요.

사진 속 셔틀버스가 실제 모습이에요. 이렇게 생긴 버스 한 대만 있으니까 헷갈릴 일은 없어요. 그냥 이 버스에 올라타면 돼요. 주변에 다른 교통수단이 없으니 선택권도 없고요. 내부는 지불한 가격에 비하면 훨씬 더 허름해요. 잠깐 타고 마는 버스니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아요.
버스가 출발하고 비행기 잔해로 향하는 길이에요. 길이 엄청 울퉁불퉁해서 버스가 굉장히 심하게 흔들려요. 정말 놀이기구 타는 것 같았어요. 커피 들고 탔다면 다 쏟아졌을 거예요. 그런데 운전사 아저씨는 그런 거 신경도 안 쓰고 포르투갈에서 온 여성 관광객들이랑 대화하느라 바빴어요. 차가 덜컹거려도 손은 핸들에 가볍게 얹어놓고 계속 뒤돌아보면서 웃고 떠들더라고요.
버스에는 운전사, 포르투갈 관광객 두 명, 우리 둘밖에 없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비행기 잔해까지 편도 30~40분이나 되는 길을 걸어가고 있었고요. 체력만 좋으면 걸어가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아요.

목적지에 도착하니 버스가 또 황량한 곳에 멈췄어요.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이에요. 운전사는 30분 후에 돌아올게요 라고 말하고 떠났어요. 작은 설치물 하나만 덩그러니 있어서 여기가 버스 정류장이란 걸 알려줬어요.
바로 앞이 해변이라 바람이 정말 세고 추워요. 전 얇은 옷 하나만 입고 가서 너무 고생했어요. 여러분 여기 갈 때는 꼭 두꺼운 점퍼나 최소한 바람막이라도 챙겨가세요. 한여름이라도 말이죠. 그리고 선글라스도 필수예요. 검은 모래가 바람에 날리면서 눈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정류장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해변가에 비행기 잔해가 보여요. 드디어 주인공 등장이죠. 처음 보는 순간 인터넷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작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30분 동안 사진 찍을 시간이 있는데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요.
인생샷 건지려면 서둘러야 해요. 다른 관광객들도 있어서 사람 없는 사진 찍으려면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21미리 광각렌즈와 흑백으로 찍은 사진이 더 분위기 있게 나온 것 같아요.
여기서 중요한 정보! 주차장이나 비행기 잔해 주변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화장실도 없어요. 황량한 해변에서 볼 일 보고 싶은 상황 만들기 싫으면 미리 화장실 다녀오셔야 해요.

정확히 30분 후에 약속대로 버스 운전사가 우리를 데리러 왔어요. 시간 약속은 정확히 지키더라고요.
다시 울퉁불퉁한 길을 달려서 돌아가는데 또 버스가 심하게 흔들렸어요. 근데 재밌는 일이 생겼어요. 아이슬란드 여행 시작부터 오른쪽 목과 어깨가 너무 아파서 거의 움직일 수도 없었는데, 버스가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갑자기 우두둑 소리와 함께 시원해졌어요. 진짜로 통증이 싹 사라졌어요.
저처럼 아픈 데가 있으면 버스 흔들림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차멀미가 심하신 분들은 미리 약 먹고 가세요. 그리고 바람막이 옷은 꼭 챙기시고요. 방수 기능 있는 옷이면 더 좋아요. 비가 갑자기 내릴 수도 있으니까요.
오늘 솔헤이만산두르 비행기 잔해 투어는 아이슬란드 링로드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 중 하나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황량한 검은 모래 위에 덩그러니 놓인 하얀 비행기. 그 대비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사진만으로는 그 신비로움을 다 담지 못했어요. 직접 가서 느껴보는 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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