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슈

쿠팡 매출 40조 원 시대, 우리가 간과한 문제들

qwanjk 2025. 3. 4. 17:11
반응형

이 글에서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쿠팡이라는 기업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쿠팡은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에는 환경 문제와 노동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런 측면들을 함께 알아보며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쿠팡의 성장, 그 놀라운 여정

 

쿠팡은 2024년에 41조 2901억 원이라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유통 역사상 최초로 40조 원을 넘은 것입니다. 신세계그룹(이마트와 백화점)과 롯데쇼핑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013년에 4778억 원이었던 매출이 약 10년 만에 86배나 커진 것이죠. 정말 놀라운 성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로켓배송'이라는 빠른 배송 시스템입니다. 쿠팡은 전국에 100개가 넘는 물류센터를 건설하여 24시간 배송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죠. 또한 로봇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물류 처리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쿠팡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했습니다. 쿠팡이츠(음식 배달), 쿠팡플레이(영화·드라마 서비스)를 시작했고, 대만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명품 플랫폼인 파페치를 인수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쿠팡 매출 성장 그래프 (2013-2024)


2. 쿠팡이 가져온 긍정적 변화

 

쿠팡의 성장은 우리 생활에 많은 편리함을 가져왔습니다. 밤늦게 갑자기 필요한 물건이 생겨도 스마트폰으로 터치 몇 번이면 다음 날 아침에 현관 앞에 물건이 도착합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줄이고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게 되면서 쿠팡의 서비스가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또한 쿠팡은 중소기업들에게도 전국적인 판매망을 제공했습니다. 쿠팡 풀필먼트(물품 보관과 배송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의 80% 이상이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합니다. 작은 회사들도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죠.

 

쿠팡은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재정적으로도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602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이는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쿠팡의 긍적적 변화


3. 쿠팡의 배송 시스템과 환경 문제

 

하지만 쿠팡의 빠른 성장과 배송 시스템은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여러 환경 단체들이 지적하는 문제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포장재 쓰레기의 급증

 

쿠팡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대부분 비닐 포장재나 종이 상자에 담겨 옵니다. 한국환경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인한 포장재 폐기물이 매년 15% 이상 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과대포장입니다. 작은 물건 하나만 구매해도 불필요하게 큰 상자에 담겨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쿠팡에서는 신선식품과 냉동식품도 판매하는데, 이런 상품들은 스티로폼 상자와 아이스팩을 함께 사용합니다. 이런 포장재들은 자연 분해가 잘 되지 않아 환경 오염을 더욱 심각하게 만듭니다. 한 환경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으로 인해 발생하는 아이스팩만 해도 연간 3억 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2️⃣ 배송 차량으로 인한 대기 오염

 

로켓배송을 위해 전국에는 수많은 배달 차량이 24시간 운행되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연구에 따르면, 퀵커머스(빠른 배송)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도로 위 차량 수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당히 늘어난다고 합니다.

 

특히 심야 배송을 위해 밤새 달리는 차량들이 많아지면서 대기 오염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배송 차량 대부분은 아직 디젤 엔진을 사용하고 있어,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같은 유해 물질을 배출합니다. 전문가들은 1년에 약 50만 톤 이상의 추가 이산화탄소가 빠른 배송 서비스로 인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3️⃣ 물류센터의 에너지 소비

 

쿠팡의 대형 물류센터는 24시간 내내 조명과 냉난방, 컨베이어 벨트, 자동화 로봇 등을 가동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전기를 사용합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대형 물류센터 한 곳이 사용하는 전기량은 중소형 아파트 단지 하나가 사용하는 양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특히 냉장·냉동 창고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여름철에는 더위로 인해 냉동 시설 가동에 훨씬 더 많은 전력이 소모됩니다. 이렇게 많은 전기를 사용하면 발전소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 발생합니다.

 

 

 

 

4️⃣ 반품과 재고 처리의 환경적 비용

 

쿠팡은 소비자 편의를 위해 반품 절차를 매우 간소화했습니다. 이는 소비자에게는 편리하지만, 환경에는 큰 부담이 됩니다. 반품된 물건들은 다시 물류센터로 돌아가고, 검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운송과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반품된 상품 중 상당수가 재판매되지 못하고 폐기된다는 점입니다. 환경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에서 반품된 상품의 약 30%가 재판매되지 못하고 폐기된다고 합니다. 이는 엄청난 자원 낭비일 뿐 아니라,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추가적인 환경 오염을 일으킵니다.

 


4. 쿠팡의 노동 환경

 

쿠팡의 급속한 성장 뒤에는 열악한 노동 환경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습니다. 물류센터와 배송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1️⃣ 물류센터의 열악한 작업 환경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4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3%가 '더위', 80%가 '먼지', 73%가 '추위'를 노동환경의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이런 환경은 노동자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응답자의 74%는 '눈이나 코, 목구멍이 따가운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64%는 '콧물이 자주 나온다', 61%는 '자주 기침을 한다'고 답했습니다. 즉, 물류센터 노동자 10명 중 6~7명이 호흡기 등에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물류센터 내부 온도가 35도를 넘는 경우가 많아 열사병의 위험이 높고, 겨울에는 추위로 인한 한랭 질환이 우려됩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휴식 시간이나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2️⃣ 높은 산업재해율과 과로 문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쿠팡과 자회사 쿠팡CLS의 평균 산업재해율이 약 5.9%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건설업 산업재해율(1.45%), 전체 사업 산업재해율(0.66%)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클렌징 제도'라고 불리는 시스템입니다. 이는 배송 수행률이 기준치를 미달할 때 위탁업체의 배송 구역을 회수하는 제도로,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2024년 5월에는 쿠팡CLS 위탁업체에서 일하던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노동자는 심야 로켓배송 업무를 담당한지 2달여 만에 사망했으며, 숨지기 전 강도 높은 배송 및 분류 업무에 대한 어려움을 주변에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택배 노동자들의 과중한 업무량

 

쿠팡의 배송 시스템은 빠른 배송을 위해 택배 노동자들에게 많은 부담을 줍니다. 하루에 처리해야 할 물량이 너무 많아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렵고, 식사 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택배 노동자들은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며, 특히 심야 배송을 담당하는 경우 생체 리듬이 깨져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노동계에 따르면, 쿠팡 택배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일하며, 성수기에는 1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또한 배송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위험한 운전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습니다. 실제로 쿠팡 택배 노동자들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일반 운전자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5.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쿠팡이 가져온 편리함은 분명 우리 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환경 문제와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발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몇 가지 변화가 필요합니다.

 

1️⃣ 친환경 배송 시스템으로의 전환

 

쿠팡은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친환경 배송 차량을 도입하고,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를 개발하여 쓰레기 발생량을 줄여야 합니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재사용 가능한 배송 상자를 도입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물류센터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노동자 건강과 안전 보장

 

물류센터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과 적절한 작업량을 보장해야 합니다. '클렌징 제도'와 같이 과도한 업무 부담을 주는 시스템은 개선되어야 하며,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 교육과 시설 투자도 확대해야 합니다.

 

3️⃣ 소비자의 인식 변화

 

우리 소비자들도 변화에 동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급하게 주문하지 않고, 여러 물건을 한 번에 주문하여 포장재와 배송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불필요한 반품을 줄이고, 친환경 포장 옵션을 선택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6. 균형 잡힌 시각으로

 

쿠팡의 매출 40조 원 달성은 분명 놀라운 성과입니다. 기술 혁신과 물류 혁명을 통해 우리 생활에 많은 편리함을 가져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환경 문제와 노동자 문제는 이 성공의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기업의 성공은 단순한 매출 증가가 아니라, 환경과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쿠팡이 앞으로 이러한 문제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환경 친화적이고 노동자 친화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 소비자들도 편리함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우리의 소비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더욱 책임감 있는 소비를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쿠팡의 성장 스토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이 스토리가 환경과 노동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행복한 결말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