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특히 업비트의 신규 상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어요. 오랫동안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인데요. 여기에는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과 곧 도입될 새로운 규제라는 두 가지 핵심 배경이 있어요.
빗썸의 추격과 업비트의 전략 수정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업비트의 방어 전략이에요. 2023년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 점유율까지 떨어졌던 빗썸은 2024년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어요.
2024년에만 1922억 원, 2025년 상반기에도 1346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홍보와 마케팅에 쏟아부었어요. 파격적인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과 모바일 신분증을 이용한 간편 인증(KYC) 도입 등 2년간 꾸준히 서비스 편의성을 높인 노력도 뒷받침되었어요.
결과는 놀라웠어요. 2025년 6월 기준 빗썸의 시장 점유율은 30.6%까지 치솟았고, 한때는 46%를 넘기며 업비트를 위협했어요. 특히 월드코인(WLD)을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먼저 상장시키며 거래량을 폭발시킨 것이 결정적이었어요.
수년간 시장을 독점해 온 업비트 입장에서는 큰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어요. 결국 업비트도 보수적인 기조를 버리고 맞대응에 나섰어요. 빗썸이 월드코인을 상장하자 불과 2시간 만에 따라 상장한 것이 그 신호탄이었어요.
상장 속도 경쟁: 규제 전 영향력 확보하기
업비트의 변화는 2025년 9월 들어 더욱 분명해졌어요. 단 11일 만에 7개의 새로운 토큰을 상장하는 등,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속도전을 펼치고 있어요. 2025년 3분기에만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에 신규 상장된 토큰이 총 125건에 달할 정도예요.
이러한 상장 러시의 또 다른 배경에는 2025년 6월 발의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있어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거래소는 마음대로 코인을 상장할 수 없게 돼요.
거래지원적격성평가위원회라는 새로운 독립 기구가 설치되어 상장과 폐지 심사를 전담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기존의 거래소 자율 심사 체계가 법적인 심사 체계로 완전히 바뀌는 거예요. 심사 기준도 프로젝트의 신뢰성, 기술적 안정성, 자금세탁방지(AML) 요건, 증권성 여부 등 훨씬 엄격해져요.
거래소들은 이처럼 강력한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최대한 많은 토큰을 상장시켜 시장 영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더 강한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상장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셈이에요.
상장빔 현상과 높아진 투자 위험
이런 급격한 상장 경쟁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어요. 바로 상장빔 현상이 매우 빈번해진 것이에요. 상장빔은 신규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되는 순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며 가격이 폭등했다가, 이내 급락하는 현상을 말해요.
업비트가 빗썸과의 경쟁을 위해 상장 문턱을 낮추면서 이런 현상은 심화되고 있어요. 예를 들어 9월 말 업비트와 빗썸에 동시 상장된 팔콘파이낸스(FF)는 첫날 급등 후 단기간에 마이너스 83.87%라는 엄청난 하락을 보이기도 했어요. 클리어풀이라는 코인은 빗썸 상장 후 약 3시간 만에 28%가 급락했어요.
한 통계에 따르면 신규 상장 코인의 25% 이상이 상장 첫날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가, 이후 평균 50%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어요. 이는 대부분 단기 투기 수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줘요.
단기 경쟁의 그늘: 부실 상장과 상장 폐지
문제는 속도에 치중하다 보니 상장 심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점이에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프로젝트가 우선 상장되면서, 장기적인 안정성이나 기술력 검증이 부족한 코인들이 시장에 유입될 위험이 커졌어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너무 많은 코인이 계속 상장되는 것에 대한 피로감도 나타나고 있어요. 실제로 2025년 하반기에만 25개의 코인이 상장 기준 미달로 퇴출당했어요. 이 중에는 상장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코인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요.
이는 거래소들이 장기적인 신뢰나 투자자 보호보다는 단기적인 점유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예요. 상장 증가는 시장에 활력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격 변동성 리스크, 해킹이나 사기 위험,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 같은 금융 리스크도 함께 키우고 있어요.
결국 국내 거래소들의 상장 경쟁은 빗썸의 추격과 디지털자산기본법이라는 규제 도입이 맞물려 촉발된 현상이에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그만큼 상장빔과 같은 단기 변동성, 부실 코인 상장 위험도 커졌어요. 따라서 신규 상장 코인에 접근할 때는 훨씬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졌어요.
Disclaimer: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투자 조언이나 금융 자문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됩니다. 암호화폐 투자는 높은 위험을 수반하며, 투자 결정 전 반드시 개인적인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거치시기 바랍니다. 본 콘텐츠의 정보로 인한 손실에 대해 저자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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