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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그라운드시소 전시 : 워너 브롱크호스트는 어떻게 일상을 예술로 바꿨을까?

by qwanjk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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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시소 서촌 전시장의 입구 벽면에 설치된 워너 브롱크호스트 전시 타이틀과 소개문. "WERNER BRONKHORST: THE WHOLE WORLD'S A CANVAS(워너 브롱크호스트: 온 세상이 캔버스)"라는 제목과 함께 한국어와 영어로 작가와 전시에 대한 소개가 적혀 있다. 소개문에는 "일상 속 평범한 사람들을 캔버스 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그려내는 작가"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일상이 예술이 될 수 있을까요? 서울 서촌에 위치한 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리고 있는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전시 온 세상이 캔버스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해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작가의 아시아 첫 개인전으로, 거친 텍스처와 미니어처 인물들이 만나 일상의 순간들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요.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이 이렇게 특별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돼요.


1. 캔버스 위에서 살아 숨쉬는 일상의 순간들

 

워너 브롱크호스트는 현재 호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 미술가예요. 어린 시절부터 전 세계 사람들과 예술을 나누고 싶다는 꿈을 품었던 그는 이제 인스타그램에서 11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작가가 됐어요. 처음 가구 제작 과정에서 버려지는 재료의 낭비를 막기 위해 시작한 실험들이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발전한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워요.

 

그의 작품을 처음 봤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두텁게 올린 물감층 위에 정교하게 그려진 작은 인물들의 모습이었어요. 마치 거대한 자연과 도시 속에서 점처럼 작아 보이는 인간의 모습이 어쩐지 우리의 실제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웅장한 배경과 작은 인물들의 대비가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정말 매력적이었죠.

 

브롱크호스트의 작품 철학은 세상은 하나의 캔버스이고, 우리는 그 안을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존재라는 믿음에 있어요. 그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지 않고 쉽게 지나치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에 주목해요. 피크닉, 스포츠, 산책 등 우리 삶의 소소한 장면들이 그의 그림에서는 특별한 이야기로 변신해요. 전시를 보면서 문득 내 하루하루의 순간들도 이렇게 아름다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작품으로, 대각선으로 배열된 두꺼운 물감층의 무지개 색상(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이 특징적이다. 각 색상 위에는 다양한 색상의 우산을 든 미니어처 인물들이 걸어가고 있다. 작가의 대표적인 기법인 거친 질감의 배경과 정교한 미니어처 인물의 대비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credit: Werner Bronkhost


2. 걷고, 느끼고, 참여하는 특별한 전시 체험

 

이 전시가 정말 특별한 건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걸 넘어 관람객이 직접 작품 속 세계에 들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라운드시소 서촌의 2층부터 4층까지 총 세 개 층을 오르내리며 저는 마치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예술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이었어요.

 

2층 THE LAB에서는 작가의 작업실이 재현돼 있어요. 벽면 가득 붓질의 방향과 색감 실험, 낙서 같은 드로잉들이 펼쳐져 있는데, 이게 다 그의 창작 과정이라니 놀라웠어요. 마치 천재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죠. 작가는 저의 작업실은 곧 저의 실험이며, 모든 작품들은 하나의 실험과 같습니다라고 말한다는데, 그 실험 정신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3층으로 올라가면 LIFE ON CANVAS 섹션을 만날 수 있어요. 여기서 작가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그의 철학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어요. 목탄으로 그린 회화 컬렉션에서는 검정과 회색만으로도 이렇게 깊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특히 포르쉐와 협업한 원화 컬렉션은 정말 압권이었죠. 그가 느끼는 외로움, 자유, 창조의 기쁨이 작품을 통해 전해져 왔어요.

 

4층에 올라갔을 때 저는 정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어요. FORBIDDEN GRASS 섹션은 전시장 전체가 초록빛 인조 잔디로 꾸며져 있어서 실제로 작품 속을 걸을 수 있었거든요. 발밑의 푹신한 잔디를 밟으며 벽에 걸린 작품들을 감상하는 경험은 정말 신선했어요. 마치 제가 그림 속 인물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죠. 특히 캠핑, 산책, 필드 위에서의 여유로운 표정들이 담긴 작품들을 보며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WET 섹션은 수영장을 연상케 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어요. 흰색과 붉은색이 교차되는 레인과 파란 타일로 만든 좌석이 정말 물과 함께하는 공간을 생생하게 재현했어요. 수영장, 바다, 젖은 피부, 흔들리는 파도를 담은 작품들을 보며 물과 접촉할 때 인간이 느끼는 해방감과 평화로움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 'EVERY MOMENT' 섹션에서는 관람객들이 엽서에 자신의 감정을 적어 벽에 붙이고, 작품 앞에 앉아 오래 머물 수 있었어요. 저도 한참을 앉아 작품과 교감하며 내 일상의 순간들을 떠올려봤죠. 그 순간들이 모여 내 인생이라는 캔버스를 채우고 있다는 생각에 묘한 감동이 밀려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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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화와 프린팅, 가까이서 멀리서 다르게 보이는 매력

 

이번 전시에서는 원화와 프린팅 작품을 함께 볼 수 있어서 더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2층은 프린팅 작품만 있고, 3층과 4층에는 두 종류가 섞여 있었어요. 원화는 따로 표시가 없었지만 거친 질감과 도드라진 물감층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었어요.

 

원화 작품 앞에서 가까이 다가갔다가 멀리 물러나길 반복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가까이서 보면 두꺼운 마티에르의 질감이, 멀리서 보면 전체적인 구도와 색감의 조화가 느껴졌거든요. 특히 작가의 대형 작품에는 약 10리터의 물감과 60여 명의 인물들이 담겨 있다고 해서 한참을 들여다봤어요. 작은 인물 하나하나의 표정과 동작이 모두 다르고, 그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두껍게 발린 연두색 물감의 수평적 레이어로 구성된 작품이다. 균일한 녹색 배경의 중앙에는 파란색 미니어처 자동차(포르쉐로 보임)가 하나 그려져 있다. 거대한 녹색 질감의 배경과 작은 자동차의 대비가 극명하게 드러나며, 거친 물감 텍스처와 정교한 디테일의 대비가 작가의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credit: Werner Bronkhost


4. 나만의 감상과 방문 팁

 

그라운드시소 서촌 전시장은 시간대에 따라 꽤 혼잡할 수 있어요. 저는 일요일 오전 11시쯤에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붐볐어요. 오후 2시에서 6시 사이는 가장 붐빈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주중 오전이 가장 쾌적하고, 주말보다는 평일이, 오후보다는 오전이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하기에 좋은 시간이에요.

 

전시 티켓은 일반 18,000원이고, 시기에 따라 얼리버드 9,900원, 6~7월 입장권 14,400원 할인 가격이 있어요. 저는 얼리버드로 예매해서 좀 더 저렴하게 관람했어요. 티켓 환불은 3-5월 입장권은 5월 30일 오후 5시까지, 6-7월 입장권은 7월 30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고 해요. 그리고 이미 발권한 티켓은 취소와 환불이 불가하니 주의하세요.

 

전시장에서는 일부 작품만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플래시는 사용할 수 없어요. 저는 특별히 인상 깊었던 작품 몇 개만 담아왔어요. 그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경험에 집중했죠. 특히 4층 체험존에서는 직접 참여하며 시간을 보내는 걸 추천해요. 종이와 스티커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도 있었어요.

 

파란색 물감을 수평으로 두껍게 쌓아올려 바다나 파도 같은 느낌을 표현한 작품이다. 푸른 배경 가운데에는 지붕에 서핑보드를 실은 듯한 작은 흰색 자동차가 그려져 있어, 마치 자동차가 파도 위를 달리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광활한 자연(바다)과 작은 인간 문명(자동차)의 대비를 통해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credit: Werner Bronkhost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온 세상이 캔버스 전시는 제게 단순한 미술 감상을 넘어선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작품 속 인물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이렇게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크게 공감했어요. 세상이 하나의 큰 캔버스이고 우리 모두가 그 위를 자유롭게 걷는 존재라는 작가의 메시지는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줬어요.

 

전시를 보고 나오며 문득 내 하루하루도 작은 예술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근길 버스에서 보는 풍경, 친구와 나누는 대화, 저녁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의 모습 등, 모든 순간들이 사실은 소중한 예술의 한 장면이었던 거죠.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전시는 그 평범함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주는 특별한 여정이었어요. 서촌에 가신다면 꼭 들러보세요. 2025년 9월 14일까지 열리니 시간적 여유를 두고 방문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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