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펜 하나 고르는데 10년, 20년이 뭐 대수냐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같이 글을 쓰고 메모를 남기는 사람에겐 도구 하나가 세상을 바꿉니다. 이 글은 두 개의 볼펜과 함께 지나온 시간, 그 손끝의 습관과 고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 종이신문은 제트스트림, 책은 시그노
저는 메모하는 재질에 따라 펜을 바꿔 듭니다. 신문은 얇고 매끄럽지 않기 때문에, 강한 필압 없이도 미끄러지듯 잘 써지는 제트스트림 0.7mm가 제격이에요. 반면, 책을 읽으며 남기는 정돈된 필기에는 시그노 0.28mm의 날렵함이 잘 어울립니다. 색상도 다르게, 제트스트림은 블랙을, 시그노는 블루를 사용합니다. 이것은 메모의 출처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메모라는 행위를 구성하는 미세한 기술이자 리듬입니다.
2. 제트스트림 0.7mm, 부드러움의 대명사
유성 잉크의 부드러움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제트스트림은, 글이 손을 따라 흐르게 만듭니다. 처음 이 펜을 접했을 때 느꼈던 놀라움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싶었죠.
✅ 장점
- 아주 적은 힘으로도 또박또박 써집니다
- 얇은 신문지, 인쇄물, 영수증 등 거의 모든 재질 위에서 문제없이 필기가 가능해요
- 번짐이 적어 왼손잡이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아 오래 써도 피로감이 적어요
- 펜을 쥐는 느낌이 안정적이고 손에 잘 맞아요
- 온종일 메모해도 손가락 끝이 아프지 않습니다
- 잉크가 끊기는 현상이 거의 없어 필기가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 그립감이 좋아 오랜 시간 쓰기에도 편안합니다
🔺 단점
- 선이 굵은 편이라 작은 글씨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 정밀한 기록보단 빠른 메모에 어울려요
- 오래 쓰면 볼펜심 주변이 살짝 번들거려 보이기도 합니다
- 매끄러운 종이에서는 잉크가 마르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려요
- 너무 가볍게 쓸 경우 간혹 잉크가 끊기는 경우가 있어요
- 여백이 작은 책에 필기하기에는 선이 너무 굵습니다
- 정밀한 선으로 표현하기 어려워 도표나 미세한 표현이 필요할 때는 부적합해요
🖊️ 사용 느낌
제트스트림으로 쓸 때면 마치 스케이트를 타듯 손이 미끄러집니다. 마찰이 거의 없어서 생각이 손을 따라잡지 못할 때가 있을 정도예요. 특히 아침 신문을 읽을 때, 커피를 마시며 여러 기사에 빠르게 메모를 남기다 보면, 제트스트림이 없었다면 절대 따라갈 수 없었을 속도로 글을 쓰게 됩니다.
자투리 시간에 노트에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브레인스토밍 때도 제트스트림은 빛을 발합니다. 마치 마법처럼 손이 움직이고, 그 부드러움에 생각이 더 자유롭게 흘러나오는 기분이에요. 이 펜을 사용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점은 생각의 단절이 없다는 거예요. 펜이 종이 위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미끄러지니까요.
회의 중 빠르게 기록해야 할 때도 제트스트림은 든든한 동반자입니다. 필기하면서 손목이 아프지 않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장시간 필기를 해야 할 때 제트스트림이 없었다면 훨씬 더 고생했을 거예요.
👍🏻 제트스트림 0.7mm는 정보의 '흐름'을 따라잡고 싶은 순간에 강합니다. 신문을 읽다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로 적어두는 메모에 최적화되어 있어요. 손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부드러움이 최대 장점입니다.

3. 시그노 0.28mm, 초정밀의 세계
시그노는 겔잉크 볼펜 중에서도 유난히 날카로운 선을 자랑합니다. 처음에는 너무 가늘어서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0.28mm가 이제는 가장 믿음직한 동반자가 되었어요.
✅ 장점
- 세밀한 글씨, 정리된 노트에 적합합니다
- 잉크가 빠르게 마르며 색감도 또렷해요
- 종이와의 마찰감이 있어 쓰는 느낌이 단단합니다
- 미세한 필압 조절로 글씨체의 표현력이 좋아져요
- 책의 여백이나 작은 메모지에도 충분한 내용을 담을 수 있습니다
- 선이 가늘어 그림이나 도표를 그릴 때도 정밀한 표현이 가능해요
- 오랫동안 보관해도 깔끔하게 보이는 필기가 가능합니다
- 색상이 선명하고 오래 유지됩니다
- 마이크로 필기에 최적화되어 있어 작은 공간에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어요
🔺 단점
- 종이가 매끄러우면 잘 미끄러지지 않아 속기에는 부적합합니다
- 종이가 얇으면 뒷면에 비치거나 뚫릴 수 있어요
- 잉크가 상대적으로 빨리 닳는 편입니다
- 필압이 센 사람은 펜촉이 막히거나 종이가 찢어질 수 있어요
- 손에 힘이 들어가 장시간 사용하면 손가락이 아플 수 있습니다
- 펜을 바르게 쥐지 않으면 글씨가 고르지 않게 나오기도 해요
- 종이 질에 영향을 많이 받아 거친 종이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아요
- 가끔 볼펜심이 막혀 갑자기 잉크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 사용 느낌
시그노 0.28mm로 쓸 때는 마치 현미경으로 세포를 관찰하는 과학자가 된 듯한 정밀함을 느낍니다. 글자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느낌이에요. 책의 여백에 주석을 남길 때는 이 펜만 한 것이 없습니다. 가는 선으로 작은 글씨를 쓰다 보면 마치 비밀 암호를 남기는 듯한 재미도 있어요.
특히 좋아하는 책의 문장 옆에 나만의 생각을 적을 때, 시그노의 가는 선은 마치 책의 일부인 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노트 필기를 정리할 때도 시그노의 정밀함이 빛을 발하죠. 글씨가 작아도 또렷하게 보이니 한 페이지에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어요.
시그노로 쓸 때 느끼는 종이와의 마찰감은 묘한 집중력을 선사합니다. 제트스트림의 미끄러짐과는 다른, 통제된 흐름이라고 할까요? 생각이 좀 더 정제되는 느낌이 들어요.
몇 년 전 중요한 독서 노트를 시그노로 작성했는데, 지금 봐도 그 글씨가 선명하게 남아있어요. 시간이 지나도 번지거나 흐려지지 않는 시그노의 잉크는 오래 간직하고 싶은 글에 아주 적합합니다. 가끔은 시그노로 쓴 글을 보며 내가 이렇게 깔끔하게 쓸 수 있구나 하고 만족감을 느끼기도 해요.
👍🏻 이 펜은 정보를 정리하고 싶은 순간에 빛납니다. 책에서 길어 올린 문장을, 자기만의 문맥으로 정리해 쓰는 데 탁월합니다. 마치 생각의 실마리를 섬세하게 풀어내는 것처럼, 가는 선으로 정돈된 필기가 가능해요.

4. 둘 다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결국 이 둘은 성격이 다릅니다. 하나는 손의 흐름을 따르는 펜이고, 다른 하나는 생각을 정리하는 펜이에요.
제트스트림의 넓고 부드러운 선은 마치 도로를 내듯 생각의 빠른 흐름을 가능하게 합니다. 반면 시그노의 날카롭고 가는 선은 정원사가 섬세하게 가지를 다듬듯 생각을 정제해요. 덕분에 둘 다 가지고 다니게 됩니다. 어느 한쪽만 있으면 늘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니까요.
오랜 시간 이 둘을 병행해서 써왔다면, 그건 단순히 펜을 좋아해서, 가 아니라, 일상의 정보 처리 방식이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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